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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창업 시장에 부는 ‘샐러드 열풍’
- 작성일2022/04/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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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창업 시장에 부는 ‘샐러드 열풍’
CJ푸드빌 샐러드 시장 겨냥해 신규 브랜드 론칭…가맹 사업 샐러디는 점포 수 급증
지속되는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CJ푸드빌은 최근 신규 브랜드를 론칭했다. 오랜 기간 이어져 왔던 ‘몸집 줄이기’에서 벗어나 모처럼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 눈길을 끈다. 타깃으로 삼은 것은 다름아닌 샐러드 시장이다. CJ푸드빌은 6월부터 ‘웨얼스마이샐러드’라는 샐러드 배달 전문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고 시범 서비스에 돌입한 상태다.
추락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돌파구를 모색해 온 끝에 내린 결정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균형 잡인 식생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면서 밥 대신 샐러드를 주문 배달시키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파악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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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시장이 식품·외식업계의 새로운 ‘블루 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은 ‘건강’이라는 새 트렌드를 몰고 왔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샐러드 ‘열풍’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주목하며 대기업들도 샐러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샐러드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브랜드를 론칭하는가 하면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창업 시장에서도 샐러드가 새로운 ‘대세 아이템’으로 떠올랐다.“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국민 소득이 높아질수록 여기에 비례에 커지는 것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다. 삶에 여유가 생기다 보니 ‘잘 먹고 잘사는 법’에 대해 자연히 고민하기 마련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밀가루나 쌀 대신 채식을 주식으로 하는 ‘비건족’이 점차 급증하며 샐러드 시장이 커지는 이유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국민 소득이 증가하면서 채소나 과일을 섞어 만든 샐러드를 찾는 이들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초 펴낸 연구 보고서를 살펴보면 샐러드의 판매량을 가늠할 수 있는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규모가 매년 급격하게 커져 2018년 약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그동안의 추이를 감안할 때 2020년에는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시장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실제 시장 규모가 이런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참고로 농촌경제연구원이 보고서를 펴낸 시점은 2020년 2월이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전이었다. 또 이렇게까지 팬데믹(세계적 유행)이 오래 이어질 것이라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점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관심이 중·장년층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까지 빠르게 퍼졌다”며 “한 끼 식사로 밥 대신 샐러드를 시켜 먹는 것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매김했다. 예상 보다 빠르게 샐러드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분석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도 충분하다. 이를테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는 과거 포털 사이트와 같이 실시간 인기 검색 순위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늘 검색어 상단을 다투는 키워드는 바로 ‘샐러드’다. 치킨·피자·햄버거를 뛰어넘어 배달 시장에서도 샐러드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망도 밝아 보인다. 불과 얼마 전 식품·외식업계를 강타했다가 인기가 급속도로 식었던 ‘마라’와 비교할 때 최근 나타나는 ‘샐러드 열풍’은 결 자체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대기업간 시장 경쟁 치열가령 마라만 놓고 보더라도 소비자들이 이전에 맛보기 힘들었던 이색적인 맛이 입소문을 타고 또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돌풍’이라는 단어가 나타날 정도로 주목받았다. 거리에 전문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뷔페나 레스토랑 등에서도 이벤트성 제품으로 마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요즘에는 그 많던 마라 전문점들을 더 이상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꼽는다.
우선 마라 맛이 자극적이어서 자주 먹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게 첫째 이유다. 게다가 맛 자체에 대한 ‘호불호’도 강해 호기심에 한 번 맛본 뒤 이후엔 마라를 다시 찾지 않는 소비자들도 생겨난 것을 둘째 이유로 지목한다.
샐러드는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자주 먹어도 몸에 자극을 주지 않고 오히려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샐러드 전문점이 많아지고 서로 경쟁하다 보니 맛도 더 좋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지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샐러드를 주식으로 삼는 이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부분을 간파한 식품·외식업계 역시 샐러드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대기업 중에는 SPC의 행보가 가장 빨랐다. 2017년 SPC삼립을 통해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을 론칭했다. SPC삼립은 오프라인 점포 출점(총 5개 점포)과 함께 온라인 마켓 등을 통한 샐러드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샐러드 구매 붐이 일면서 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SPC삼립 관계자는 “2020년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0% 성장했다. 최근 새벽 배송 시장 성장에 따라 온라인 마켓을 통한 매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까지 관련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도 세웠다.
식품업계의 전통적 강자인 동원도 지난해 이 대열해 합류했다. 동원홈푸드를 앞세워 지난해 5월 ‘크리스피 프레시’라는 이름의 샐러드 브랜드를 만들었다.
‘밥 대신 샐러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샐러드가 빠르게 식사 대용으로 자리 잡자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해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도 브랜드 론칭을 강행했다. 시장 공략 방법은 SPC삼립과 동일하다. 오프라인 점포와 함께 온라인으로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CJ푸드빌도 이번에 웨얼스마이샐러드를 통해 급증하는 샐러드족들을 하나둘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웨얼스마이샐러드는 현재 뚜레쥬르 대학로·공덕·강남 등 3개 점포(직영점)에서 시범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다. 쿠팡이츠·배달의민족 등에 입점해 인근 지역에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해당 뚜레쥬르 점포를 방문해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샐러드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맛까지 갖춘 상품들은 찾기 어렵다”며 “오랜 외식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맛과 가격까지 만족을 줄 수 있는 샐러드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직 정식 서비스 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시범 서비스를 지켜 본 뒤 배달 가능한 지역을 늘리고 상품 수도 추가해 나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hy(구 한국야쿠르트)와 현대그린푸드 등도 자사가 각각 운영 중인 온라인 쇼핑몰 프레딧과 그리팅에서 샐러드 상품과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샐러드의 인기는 창업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샐러드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가맹 사업을 이어 가고 있는 샐러디는 최근 점포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샐러디의 점포 수는 총 120여 개였다. 2013년 1호점 개점 이후 약 7년 만에 100호점을 돌파했다. 올해에는 7월 기준으로 벌써 신규 점포가 90여 개나 증가했으며, 점포 별 매출도 약 1.5배 올랐다.
샐러디 관계자는 “샐러드를 만드는 데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 즉 점포 운영이 다른 외식업에 비해 수월하다. 게다가 샐러드 수요마저 급증하고 있어 창업을 꿈꾸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원문 출처: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107140813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