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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뜨는 대체육 시장-고기 품귀에 대체재로…육즙·풍미까지 ‘굿’
  • 작성일2020/06/15 10:37
  • 조회 2,653
코로나19 사태에 대체육이 뜻밖의 수혜주로 떠올랐다. 해외 육가공 공장 폐쇄 등으로 글로벌 육류 공급망이 무너지며 말 그대로 고기의 대체재가 된 덕분이다. 여기에 맛과 식감도 실제 고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되고 패티, 소시지, 도시락 등 다양한 메뉴로 개발되며 식품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는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체육이 뜻밖의 수혜주로 떠올랐다. 사진은 왼쪽부터 세븐일레븐 ‘그린미트 도시락’, 동원F&B ‘비욘드비프, 비욘드소시지’, 지구인컴퍼니 ‘언리미트 만두’, 롯데리아 ‘리아 미라클버거’. <각 사 제공>  
 


▶코로나19에 미국서 고기 품귀

▷고기 가격 인상에 대체육 관심 높아져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미국 소고기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돼지고기는 15% 감소했다. 일부 패스트푸드점에서는 햄버거를 주문해도 쇠고기가 없어 못 팔 정도다. 공급부족은 소매점에서 파는 신선육 가격의 8% 인상으로 이어졌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육가공 공장은 생산시설이 밀집돼 있고 노동집약적 작업 특성 탓에 생산직원의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미국, 브라질, 캐나다에서 주요 육가공 업체가 셧다운됐는데, 이 세 나라는 전 세계 육류 유통의 약 65%를 차지해 특히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도 서서히 영향권에 들어서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0.3% 하락했지만 축산물은 7.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부족 우려와 재난지원금 효과로 인한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자 자연스레 대체육 시장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체육 판매가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미국에서 3~4월 동안 대체육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신선육 판매가 39% 증가에 그친 데 비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너도나도 대체육 시장 진출

▷롯데리아 미라클버거 110만개 판매

국내에서도 대체육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에서 비욘드버거를 독점 수입 판매 중인 동원F&B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누적 8만개가 팔렸다. 최근에는 패티 형태인 비욘드버거에 이어 ‘비욘드소시지’ 신제품도 새로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5월 28일 콩불고기를 활용한 ‘그린미트 도시락’을 선보였는데, 일주일 만에 전체 도시락 판매 6위에 올랐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그린미트 도시락 출시 초기에 비해 매출이 20% 정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푸드테크 업체 바이오믹스테크는 최근 콩, 밀, 해초, 곤약, 버섯 등 식물성 원료를 이용한 식물성 대체육 상품 ‘고기대신’을 출시했다. 윤소현 바이오믹스테크 대표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양념 갈빗살, 돈가스 등 고기 식감과 맛을 살린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롯데리아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식물성 패티를 이용한 신메뉴 ‘리아 미라클버거’를 선보였다. 지난해 6월부터 서울 시내 3개 지점에서 테스트 판매 등 준비 기간을 거친 리아 미라클버거는 롯데푸드에서 공급한 콩·밀 단백질을 활용했다. 지난 5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110만개에 이른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월 ‘노브랜드 버거’를 통해 식물성 패티를 이용한 ‘미트프리 치즈버거’ 제품을 시범 판매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미트프리 패티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이 직접 성수동 신세계푸드 본사 매장에도 찾아왔고, 판매 성과도 의미 있는 수치를 거뒀다. 다만 맛과 품질 테스트를 위해 1개월간 운영한 것으로, 추후 대량생산 가능성과 맛·품질 등을 더욱 끌어올린 후 재판매를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롯데푸드의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 SPC삼립의 ‘저스트에그’, 오뚜기 채식 라면 ‘채황’, 대체육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의 ‘언리미트(Unlimeat)’ 등이 대체육 관련 상품으로 주목받는다.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는 “현재는 슬라이스와 민스(다짐육), 햄버거 패티 제품 개발을 마쳤다. 고기 식감뿐 아니라 육즙, 소고기의 자연스러운 풍미도 구현, 고기보다 더 맛있는 식물성 고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미국과 홍콩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건강식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판매량도 증가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식물성 고기 시장 전망을 밝게 내다본다.

오린아 애널리스트는 “완숙기에 접어든 음식료 시장에서 식물성 식품 시장은 전통적 식품보다 성장성이 높아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 등에서 많은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점점 육류 소비를 줄이며 식물성 고기에 우호적 태도를 갖는 중이다. 매출 상승률과 시장 침투율이, 식물성 우유 시장이 성장했던 경로를 따라간다면 향후 10년간 식물성 육류 시장 규모는 100억달러(약 12조원)를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인터뷰 |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식물성 고기, 반도체처럼 발전해 개인 맞춤화될 것

 
 
 
 
 
지구인컴퍼니는 버려지는 농산물을 활용해 식물성 고기와 다양한 가공식품을 만드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매달 선정하는 우수 벤처·창업기업 ‘이달의 A-벤처스’에 지난 1월 선정됐다.

Q. 대체육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A 지난 2017년 ‘못생긴 농산물’ 재고 해결을 위해 창업했다. 과일과 채소 재고를 유통하던 중 곡물 재고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보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제품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곡물을 활용한 대체육을 개발하게 됐다. 샐러디, 매드포갈릭 등 8개 브랜드 매장에서 총 13개의 언리미트 메뉴를 맛볼 수 있다.

Q. 현재 국내 대체육 시장 수준을 평가한다면.

A 해외에 비하면 아직 국내 채식 시장 규모는 초기 수준이다. 전체 인구의 2% 정도가 채식 인구로 추정된다. 우리는 채식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소비자보다는 보다 가볍고 건강하게 식사를 하려는 ‘웰니스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6조원에 달한다.

대체육은 비건(채식주의자)에게는 맛있는 식물성 고기를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플렉시테리안(유연한 채식주의자)에게는 고기를 포기할 수 없지만 좀 더 가벼운 저칼로리, 고단백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대안 식품이 될 수 있다. 단, 아직은 시장 규모가 작아 일정 수준 이상의 대체육 시장이 형성되기까지는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비욘드미트와 유사한 수준의 제품들이 5~6개 이상 나와야 소비자도 선택권이 넓어지고 시장도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Q. 현재 대체육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 형태는 무엇인가.

A 국내에는 콩고기 외에는 대체육이 다양하게 존재하지 않는다. 햄버거 패티 형태 제품에 소비자 관심이 많지만 비욘드미트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경쟁 상품이 없는 상황이다. 비욘드미트는 제품력에 비해 큰 관심을 끌지는 못한 것 같다. 식물성 고기는 일반 고기와 성질이 달라 조리법이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동원F&B가 비욘드미트를 맛있게 먹는 조리법에 대한 마케팅이 부족했다. 지구인컴퍼니는 최근 햄버거 패티 개발을 마쳤고, 여름에 선보일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패티가 소시지보다 인기가 높다.

Q. 향후 시장 전망은.

A 고기 맛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식물성 고기는 반도체처럼 계속 발전할 것이다. 고기보다 더 맛있어지고, 형태도 고기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비슷해질 것이다. 영양학적 측면에서는 더욱 고도화되면서 개인 맞춤형으로 진화할 것으로 본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원문 출처: http://news.mk.co.kr/v2/economy/view.php?year=2020&no=609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