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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보다 맛있는 풍미, 대체육 진화 끝 없죠
  • 작성일2020/06/09 10:55
  • 조회 1,974

진짜보다 맛있는 풍미, 대체육 진화 끝 없죠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 민금채 대표

美서 맛본 `임파서블 버거`로
식물성 고기의 새로운 맛 눈떠

18개월 쏟아 `언리미트` 개발
레스토랑 메뉴로 인정받아
햄버거 패티로 해외시장 개척
재고곡물 활용해 농민과 윈윈

  • 정혁훈 기자
  • 입력 : 2020.06.07 18:36:31  수정 : 2020.06.07 19:24:09

지구인컴퍼니가 만든 슬라이스 형태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를 숯불에 굽고 있는 모습.
사진설명지구인컴퍼니가 만든 슬라이스 형태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를 숯불에 굽고 있는 모습.

지금 전 세계적으로 대체육 바람이 거세다.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는 고기 애호가들도 대체육을 찾고 있다.

미국의 임파서블푸드나 비욘드미트 등이 출시한 식물성 `햄버거 패티`는 일반 소고기 패티와 거의 흡사한 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비욘드미트의 시가총액은 무려 10조원에 달한다. 요즘은 글로벌 식품업체와 외식업체들도 대체육을 활용한 제품과 메뉴 개발에 한창이다.

외국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국내에서도 대체육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언리미트(Unlimeat)`라는 브랜드로 식품·외식업체에 대체육을 공급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지구인컴퍼니다.

이 회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매달 한 곳씩 우수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이달의 A-벤처스`에 올해 초 선정되기도 했다. 기자 출신으로 카카오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정보기술(IT) 회사를 거친 민금채 대표(41)가 지구인컴퍼니를 이끌고 있다.

민 대표는 `언리미트` 신제품 판매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해 말 처음 내놓은 슬라이스 고기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햄버거용 패티를 출시한 것. 미국과 유럽 등 선발업체들과 해외시장에서 경쟁을 하려면 패티 제품이 필요한 터였다. 국내 시장에서 햄버거용 패티를 상업화한 건 지구인컴퍼니가 처음이다.

민 대표는 "불고기를 만들 때 사용하는 식물성 슬라이스 고기에 대한 외식·식품업체들의 좋은 반응에 힘입어 수출시장까지 감안한 패티를 내놓은 것"이라며 "외국산 식물성 패티에 비해 맛과 영양이 모두 뛰어나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민 대표는 "언리미트가 해외 제품들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서도 포화지방산 수치는 더 낮다"며 "가격도 최대 20% 싼 데다 맛까지 좋아 충분히 경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상업적 목적만을 추구하는 해외 업체들과 차별성도 강조했다. 언리미트 제품에 다양한 곡물이 원재료로 사용되는데, 농민들이 시장에서 다 소화하지 못하고 남은 재고를 주로 활용한다. 민 대표는 "재고로 쌓였다가 버려지는 곡물은 환경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가 2017년 지구인컴퍼니를 설립하며 처음 시작한 사업이 `못 생긴 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 생산이었던 것도 그런 철학이 밑바탕이 됐다. 지구인컴퍼니는 흠집이 많아 버려질 수 있는 과일을 활용해 즙이나 피클 등 식품을 만들어 팔면서 이름을 알렸다.

언리미트 고기는 현재 매드포갈릭이나 샐러디 등 체인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다양한 메뉴로 팔리고 있다. 풀무원 등으로 공급이 이뤄지면서 다른 식품 회사들도 납품 협의를 위해 수시로 회사를 찾아오고 있다. 민 대표는 "유명 샌드위치 체인과도 협업을 위해 논의 중에 있다"며 "다양한 식품이나 셰프 요리를 통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올라가면 개인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B2C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출시장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지난 1월부터 미국과 홍콩으로 일부 수출을 시작했다. 민 대표는 "홍콩에서는 건강식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수출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수출길이 막혀 있어 애를 먹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IT 마케팅을 하던 그가 식물성 고기를 개발하게 된 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임파서블 버거를 먹어본 뒤였다. 이후 식품공학 등 연구자는 물론 셰프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힘을 합쳐 곡물을 기초로 한 식물성 고기 개발에 나섰다. 고난과 실패의 연속이었지만 결정적으로 고기 식감을 살릴 수 있는 특허기술 보유자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은 뒤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덕분에 1년6개월 만에 지금의 언리미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동시에 표고버섯을 통해 고기 풍미를 살리는 방안도 개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40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으며 사업 실탄도 마련했다.

민 대표는 "이전에 나온 콩고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낮았던 것은 실제 고기와 맛 차이가 컸기 때문"이라며 "언리미트는 이전의 식물성 고기와는 차원이 다른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원문 출처: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0/06/5827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