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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 걱정하는 직장인을 위한 샐러드 전문점 셋 비교 체험
  • 작성일2018/06/08 15:36
  • 조회 2,554

[비즈한국]

입사 후 불어난 체중 10kg. “요즘 살이 점점 쪄”라고 말하는 사람이 주위에 많다. 몸이 무겁다 보니 게을러지고 운동하기 귀찮다. 퇴근하면 피곤해 씻고 잠들기 일쑤다. 점심, 저녁으로 먹은 볶음밥, 김치찌개, 삼겹살을 태울 여력이 없다. 뱃살이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면 차라리 참치로 태어날 걸 그랬다.

여름은 이미 훌쩍 왔고 옷은 얇아지는데 뱃살은 그대로다. 더 불어나지나 않으면 다행. 당장 운동을 시작할 여유가 없으니 식단조절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점심 메뉴로 샐러드를 찾는다. 최근 다이어트는 물론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곳곳에 샐러드 전문점이 생겼다. 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인기다. 

‘밥은 먹고 다니냐’가 인사인 우리나라 정서에 샐러드로 끼니를 대신하기가 낯설지만 시도해봤다. 국내 프랜차이즈 샐러드 전문점 세 곳 샐러드를 먹고 비교했다. 닭가슴살 샐러드를 골랐다. 세 군데 공통 메뉴이면서 몸매 관리에 관심 있는 사람이 주로 찾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 샐러디, 가장 샐러드답지만 아쉬운 포만감

요즘 가장 많이 보이는 샐러드 전문점이다. 2013년 시작해 현재 매장을 24개까지 늘렸다. ‘닭가슴살 샐러디’를 시켰다. 칼로리를 생각해 추가 토핑이나 소스를 선택하지 않았다. 주문 후 나오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3분. 샐러드는 큰 나무 그릇에 담겨 나왔다. 시저 드레싱이 함께 나왔다. 

길게 쭉쭉 찢어진 닭가슴살 한 움큼, 12조각이 올려져 있었다. 그 위로 말린 크랜베리 10알이 흩뿌려졌다. 반으로 잘린 방울토마토 네 조각이 모서리에 웅크리고 있었다. 채소 네 종류, 양상추, 로메인, 적근대, 라디치오가 숭덩숭덩 잘려서 한가득 깔렸다. 

 

가장 샐러드다운 샐러드를 선사한다. 사진=박현광 기자

가장 샐러드다운 샐러드를 선사한다. 사진=박현광 기자

점심시간에 밥 대신 샐러드와 마주하고 있자니 약간 어색했지만 포크를 움직였다. 아삭아삭한 양상추 식감과 톡톡 터지는 로메인이 입안을 굴렀다. 삶아진 닭가슴살은 간이 돼 있지 않아 퍽퍽했지만 가끔 딸려오는 크랜베리가 단맛을 줘서 물리지 않았다. 다 먹고 나니 허기가 조금 가셨을 뿐 포만감이 크지 않았다. 시저 드레싱에 버무려 먹었기 때문에 점심식사 칼로리를 얼마나 절약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총 329킬로칼로리(kcal). 치킨 샐러드가 91kcal​에 시저 드레싱이 238kcal​​. 샐러디는 샐러드 전문점 중 유일하게 칼로리 표시를 해둔 곳이었다. 순댓국에 밥 한공기가 합쳐서 1000kcal​쯤 된다. 평소 칼로리 3분의 1만 섭취했다는 뿌듯함이 솟았지만 아무것도 먹지 않고 저녁까지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었다. 이 포만감으로는 몰아치는 야식 유혹을 견딜 자신이 없다. 가끔 ‘깨끗한 한 끼’​를 먹고 싶을 때 찾는 건 좋겠지만 매일 먹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 투고샐러드, 가성비 좋지만 먹기가 불편해 단점

‘닭가슴살 스테이크’를 시키자 종업원이 이것저것 물어봤다. “소스는 뭘로 하세요?”, “할라피뇨 넣으세요, 달걀 넣으세요?”. 스테인리스 재질로 된 샐러드 그릇을 주면서 “원하는 채소를 열 장 정도 담으세요”라고 주문했다. 첫 방문이라 당황스러웠지만 선택권이 주어진다는 점이 나쁘지 않았다.

앞 사람과 똑같이 오리엔탈 소스와 달걀을 주문하고 치커리, 로메인, 적상추를 두 장씩 고르고 뉴그린을 4장 골라 담았다. 자리에 앉아 시간이 10분 넘게 기다렸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라는 의문을 품을 때쯤 따끈한 김이 모락모락 피는 닭가슴살 스테이크가 내 앞에 놓였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장면을 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사진=박현광 기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장면을 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사진=박현광 기자

훈제된 8조각 닭가슴살 위로 치즈가 녹여져 있었다. 그 아래로 아까 고른 채소가 직사각형으로 잘려 깔렸다. 달걀 슬라이스와 방울토마토 두 개가 반으로 잘려서 놓였다. 옥수수 통조림 한 숟갈과 생양파 슬라이스가 있었다. 다 먹고 나니 적당한 포만감이 생겼다. 아침을 많이 먹었거나 간식을 먹어 점심에 밥 한 공기를 다 비우지 못할 것 같은 사람에게 딱 좋을 정도였다.

가격도 5900원으로 김치찌개보다 가벼운 점심을 먹고 싶을 때 애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화식이 섞여 있어 ‘건강한 샐러드’​를 먹고 싶은 사람에게는 조금 당황스러운 조합일 수 있다. 칼로리도 따로 표기돼 있지 않다. 가성비는 좋지만 스테인리스 재질에 작은 샐러드 그릇이 아쉬웠다. 포크 부딪치며 쇠 소리를 내 바닥이 보일수록 샐러드를 먹기가 부담스러웠다. 

 

# 어게인리프레쉬, 풍부한 샐러드 구성에 좋지만 가격이 부담

비주얼에 압도당할 만큼 푸짐한 샐러드가 나왔다. 큰 나무 그릇에 큐브 모양 닭가슴살 16조각, 올리브 두 큰술, 콘샐러드 두 큰술, 살짝 조리된 현미쌀 한 움큼, 다진 양파가 들어 있었다. 채소는 로메인과 케일로 보였다​. 소스는 바질과 오일을 섞어 만든 바질페스토였다. 

소스를 부어 섞으니 기름기가 흘렀다. 오일소스라 자극적이지 않고 채소 풍미를 올려줬다. 특히 올리브 맛이 강조됐다. 올리브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비추다. 달고 짠 자극적인 소스가 아니라 채소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을 것 같았다. 살짝 익혀진 현미 알이 있어 포만감을 올려줬다. 밥 생각이 안 났다. ​

 

큐브 모양으로 자른 닭가슴살이 신의 한 수였다. 사진=박현광 기자

큐브 모양으로 자른 닭가슴살이 신의 한 수였다. 사진=박현광 기자

닭가슴살이 큐브 모양으로 큼직하게 썰린 건 중요 포인트다. 부족한 ‘씹는 맛’을 더해줘서 든든한 한 끼를 완성했다. 포크와 함께 주는 숟가락은 마지막 샐러드를 퍼먹는 데 유용했다.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다 보니 만족도가 높았다. 다만 샐러드를 먹었는데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배가 불렀다. 생식이라 먹고 났을 때 화식만큼 부담은 없지만 칼로리가 걱정되긴 한다. 

몸매관리를 원하거나 소식을 추구하는 사람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가격은 7900원으로 푸짐한 만큼 비쌌다. 여느 점심 값 수준이라 색다른 식사를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가격이 부담스러워 ‘가볍게’​ 먹기는 쉽지 않겠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원문 링크: 
http://www.bizhankook.com/bk/article/15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