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및 보도자료
'가성비 원칙' 안통하는 샐러드 시장…창업 때 주의할 점은?
- 작성일2018/06/08 15:33
- 조회 2,009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창업직썰 - 어디서도 듣지 못하는 자영업 이야기-2]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전에 없던 이색 전문 음식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걸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그간 사이드 메뉴로 팔던 음식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음식점들이 대표적인데요. 샐러드전문점도 그중 하나입니다. 말 그대로 샐러드를 메인 메뉴로 파는 가게들입니다. '피그인더가든' '라페름' '배드파머스' 등 고급 전문점부터 '샐러디' '투고샐러드' '어게인리프레쉬' 등 샐러드 전문 프랜차이즈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샐러드전문점이 막 생기기 시작한 2013년 서울에 5개 정도 있었는데, 요즘은 50여 개까지 늘었다고 하네요. 일부 매장은 점심시간이면 손님들이 줄 서서 먹을 만큼 인기도 좋습니다.
샐러드 전문점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역시 웰빙 트렌드 덕분이죠. 다이어트나 건강식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동안 샐러드는 다이어트를 위한 간식 정도로 여기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엿한 한 끼 식사로 대우가 달라진 것이죠. 다이어트뿐 아니라 체형관리·건강관리 등을 일상적으로 하는 식습관이 대중화됐습니다. 비일상식에서 일상식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죠. 소셜커머스 티몬에 따르면 지난해 샐러드 도시락 매출은 2016년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편의점에서도 목격됩니다. GS25 올 1분기 샐러드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샐러드는 흔히 여성이 선호하는 메뉴로 알려져 있죠?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SPC가 운영하는 샐러드전문점 '피그인더가든'은 고객의 40%가 남성, 또 GS25에서 샐러드 제품을 구매한 사람 절반 이상(53%)이 남성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남성들은 운동할 때, 체형관리 목적으로 닭가슴살 샐러드를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실제로 취재를 위해 점심시간에 맞춰 강남의 한 샐러드전문점에 갔을 때도 삼삼오오 찾아온 '넥타이 부대'가 적잖게 보였습니다. 부장님이 직원들을 다 데리고 왔는지 단체로 온 테이블도 보였습니다. 하긴 다이어트나 건강에 대한 수요는 남녀 가릴 것 없이 많은 요즘이니까요.
웰빙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메가트렌드'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모습입니다. '정크푸드'로 불리는 패스트푸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패스트푸드 업계 1위인 롯데리아는 2015년부터 매출이 하락세를 타고 있고요. 맥도날드도 올 들어서만 20여 곳이 폐점했습니다.
반면 샐러드는 전 세계적으로 그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요즘 샐러드를 주식으로 먹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고, 심지어 채식주의자를 위한 음식점도 일본 전역에 900여 곳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런 트렌드를 볼 때 샐러드 전문점 창업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선 웰빙 트렌드가 지속되고 아직 샐러드전문점 시장이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창업 전망을 밝게 보고 있습니다.
특히 샐러드전문점 창업을 한다면 요즘이 적기일 수 있겠네요. 곧 있으면 여름. 샐러드는 신체 노출이 많은 여름이 성수기입니다. GS25가 지난해 1~8월 월별 샐러드 매출을 분석한 결과 6~8월 3개월간 매출 비중이 51.5%로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반면 1~3월 3개월간은 매출 비중이 30% 정도로 비교적 낮았습니다.
창업 비용도 궁금하실 거예요. 현재 샐러드 전문 프랜차이즈가 5개 정도 있는데요. 이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보증금과 권리금을 포함해 1억~1억5000만원 정도 비교적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합니다. 한 샐러드 프랜차이즈에 따르면 가맹점들의 일매출은 적게는 70만원, 많게는 150만원까지 나온다고 하니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입지는 주택가보다는 대학가나 오피스 상권이 유리합니다. 아무래도 샐러드 주고객층 연령대가 20~40대이니까요. 최근 잘나가는 샐러드전문점들을 보면 여의도, 강남, 청담동, 한남동 등 구매력 있는 직장인들이 많은 오피스 상권이나 트렌디한 상권에 몰려 있는 모습입니다. 샐러드는 가격에 따라 시장이 세분화되는데요. 먼저 편의점에선 보통 3000원 안팎으로 가장 저렴합니다. 프랜차이즈 매장은 5000~1만원으로 중저가, 대형 전문점은 1만5000원 안팎으로 고가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 끼 식사로 1만5000원이면 만만치 않은 액수입니다. 그런데도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가 높죠.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샐러드는 이른바 '가성비 원칙'이 통용되지 않는 시장이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비쌀수록 잘 팔릴 수도 있습니다. 샐러드는 단순 식사 목적 구매가 아니라 체형관리나 다이어트 등의 기능식으로 소비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죠. 가격이 저렴하면 오히려 '내 몸에 안 좋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 수도 있는 아이템인 거죠.
샐러드전문점을 창업할 때 주의점도 체크하고 가세요.
첫째는 재료 수급을 잘 해야 합니다. 샐러드는 채소이다 보니 작황에 따라 가격의 등락폭이 매우 큰 품목입니다. 가령 샐러드에 자주 쓰이는 '로메인 상추'는 작황에 따라 가격이 최대 10배가량 급등한 적도 있죠. 이럴 때를 대비해 '라디치오' '양상추' 등 가격 등락폭이 비교적 적은 채소들을 중간중간 잘 섞어서 메뉴를 구성해야 합니다.
둘째, 샐러드 메뉴 다변화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요즘 유행한다는 샐러드전문점에 가봐도 정작 샐러드 메뉴는 보통 5가지 정도에 그칩니다. 연어, 아보카도 등 인기 메뉴는 다 비슷비슷하죠. 호기심에 처음 방문하는 고객들은 만족할 수도 있겠지만 샐러드를 주식으로 삼고 매일 먹으려는 고객은 금방 질리게 됩니다. 사실 채소 종류나 토핑으로 차별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인 만큼 새로운 드레싱이나 레시피 개발에도 노력을 아끼면 안 되겠죠.
셋째, 샐러드전문점 경쟁 상대의 동향을 잘 살펴야 합니다. 워낙 샐러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쟁쟁한 라이벌도 많아요. 요즘은 편의점마다 샐러드 메뉴를 늘리고 있고, 샐러드를 매일 아침 집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성업 중입니다. 안 그래도 배달음식 열풍으로 식당을 찾는 손님이 줄어서 외식업계가 불황인데요. 샐러드전문점 역시 앞서 말씀드렸듯 구매력 있는 오피스 상권 위주로 시장 수요를 잘 분석해서 들어가는 게 관건입니다.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문 링크:
http://premium.mk.co.kr/view.php?no=22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