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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열풍에 인기폭발 샐러드전문점-다이어트식? 이젠 밥처럼 먹는 일상식!
- 작성일2018/05/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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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5월 15일 오전 11시 30분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샐러드전문점 ‘피그인더가든’. 여의도에 이어 2호점으로 문을 연 지 3주 차. 한 그릇에 보통 1만원이 훌쩍 넘는데도 여전히 점심시간이면 매장 밖까지 긴 줄이 늘어선다. 20~30대 여성들 속 삼삼오오 넥타이 부대나 푸른 눈의 외국인 등 남성 고객도 적잖다. 흰색 페인트와 원목 인테리어가 어우러진 매장 곳곳에는 수목원에 온 듯 푸른 잎사귀들이 발처럼 나부낀다. 긴 멜빵바지의 서양식 농부 복장을 한 직원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농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나지막한 유리 진열대 너머로 한눈에 보이는 주방은 완전히 오픈돼 있다. 식재료를 어떻게 다루는지 훤히 보여 안심이 된다. 피그인더가든을 운영하는 SPC 관계자는 “건강한 식사에 관심이 많은 30~40대 전문직을 타깃으로 오피스 밀집지역인 여의도와 강남에 문을 열었다. 고객은 여성 60%, 남성 40% 정도로 성비에 큰 차이는 없는 편”이라고 전했다.
▷건강·체형관리 수요…남성도 주고객 그간 샐러드는 다이어트를 위한 비(非)일상식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이제는 어엿한 한 끼 식사로 대우가 달라졌다. 다이어트뿐 아니라 체형관리, 건강관리 등을 일상적으로 하는 식습관이 대중화된 덕분이다. 샐러드의 인기는 외식 시장 곳곳에서 확인된다. 티몬에 따르면 2016년 대비 지난해 샐러드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361%로 전체 도시락 매출 증가율(162%)의 2배가 넘었다. 편의점 빅3(CU, GS25, 세븐일레븐)도 올 1분기 샐러드 도시락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8.9%, 292.6%, 15.7% 급증했다. GS25의 매출 성장률이 두드러진 것은 샐러드에 집중한 전략 덕분. GS25는 지난해 11월 피그인더가든과 손잡고 프리미엄 볼샐러드 3종을 출시하는 등 현재 판매하는 샐러드 상품 가짓수만 20여개에 이른다. 김효경 GS25 샐러드 MD는 “체중 조절과 체형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샐러드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샐러드전문점도 급증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샐러드를 주메뉴로 파는 매장은 50여개. 배드파머스, 피그인더가든, 라페름 등 전문점 형태부터 샐러디, 투고샐러드, 어게인리프레쉬 등 프랜차이즈까지 다양하다. 30여개 프랜차이즈 매장(출점 예정 포함)을 운영해 업계 1위인 샐러디의 이건호 대표는 “2013년 말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서울에 샐러드전문점이 5개 정도에 불과했다. 이전에는 프리미엄 고객만 샐러드를 찾았다면 요즘은 직장인, 학생들도 두루두루 매장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샐러드 대중화는 샐러드 수요층 변화에서 확인된다. 샐러드 식사는 여성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깨고 최근 남성 고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피그인더가든의 고객 중 남성은 40%로 여성 고객 비중과 큰 차이가 없다. 샐러디도 여성과 남성 고객 비중을 각각 65%, 35%로 파악한다. 편의점에서는 샐러드를 찾는 남성 고객이 오히려 여성 고객을 앞질렀다. GS25에 따르면 지난해 샐러드를 구매한 고객 중 53%는 남성으로, 여성(47%)보다 6%포인트 많았다. GS25 관계자는 “다이어트에 대한 욕구(needs)는 남성도 여성 못지않다. 또 닭가슴살 등 체형관리에 도움이 되는 샐러드 메뉴도 있어 운동하는 남성들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신체 노출이 많은 여름에 샐러드 매출이 급증하는 것도 체형관리 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GS25가 지난해 1~8월 월별 샐러드 매출을 분석한 결과 6~8월 매출 비중이 각각 16.4%, 18.6%, 16.5%로 높았던 반면, 1~3월은 각각 11.1%, 12.3%, 6.1%로 비교적 낮았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37%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26%), 40대(21%) 순이었다. 10대와 50대 이상은 각각 7%, 9%로 크게 적었다. 샐러드가 건강식보다는 체형관리 목적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고객층이 다양해진 만큼 가격대별로도 고가·중가·저가 시장으로 세분화된 모양새다. 대체로 편의점은 3000원 안팎, 프랜차이즈 매장은 7000~1만원, 전문점은 1만~1만5000원 안팎이다. 1만원 이상 가격이 비싸 보이기는 하지만 품질만 좋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주윤황 장안대 유통경영과 교수는 “샐러드 소비 목적이 단순 식사용이라면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샐러드는 체형관리나 다이어트 등 기능성으로 소비하는 측면이 강하다.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면 오히려 ‘내 몸에 안 좋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샐러드 자판기도 성업 중이다. 강남·홍대 등 젊은이들이 많은 상권은 물론, 현대백화점 등 일부 쇼핑몰에서도 샐러드 자판기 운영에 나섰다. 단, 샐러드는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인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판기 제조업체 미래자판기연구소의 이영환 대표는 “샐러드, 사과 등 신선식품을 파는 자판기가 요즘 늘어나고 있지만 조금만 관리에 소홀하면 소비자가 큰 탈이 날 수 있다. 신선도 관리가 까다로워 운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웰빙 트렌드 타고 가속페달 ▷메뉴 다양화·영양식 진화는 숙제 업계에서는 샐러드가 대표적인 건강식인 만큼 웰빙 트렌드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SPC 관계자는 “피그인더가든은 전 세계적인 맞춤형 건강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선보인 브랜드다. 가까운 일본 사례를 보더라도 샐러드 소비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한국도 비슷한 성장곡선을 그릴 것으로 본다. 고객들의 반응이 좋으면 충분히 여지를 열어두고 추가 출점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단, 웰빙 열풍에만 편승한 채 차별화되지 않은 샐러드전문점은 앞으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현재 서울 시내 주요 샐러드전문점의 샐러드 메뉴는 대부분 5개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주윤황 교수는 “현재 샐러드전문점들은 시각적으로 건강식으로 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샐러드 시장이 더 발전하려면 영양 성분과 맛, 칼로리까지 고려한 ‘영양식’으로 진화해야 한다. 지금 같은 단출한 메뉴로는 고객들이 몇 번 오고 질릴 수 있다. 지속적인 신메뉴 개발과 소스 차별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호 대표는 “샐러드전문점을 창업하려 한다면 계절·수급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하는 채소를 주의해야 한다. 이런 채소를 이용한 샐러드는 계절메뉴로만 활용하는 게 좋다. 가격이 연중 안정적인 채소를 활용해 메뉴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2. 5월 17일 정오 한남동의 슈퍼푸드 브런치 전문 레스토랑 ‘라페름’. 매장 앞에 서 있는 ‘맛집의 전유물’ 웨이팅(waiting) 안내 입간판이 예사롭지 않다. 비가 내린 우중충한 날씨 탓인지 긴 줄은 없었지만 매장 안은 벌써 여성 고객들로 가득 찼다. 동네 주부끼리 브런치를 즐기러 온 듯 보이는 이들부터 계 모임인 듯한 단체 중년 여성들까지 한가로이 ‘산림욕’을 하며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다. 시멘트와 전선이 그대로 드러난 ‘노출 천장’과 널빤지를 못으로 듬성듬성 잘라 붙인 듯한 인테리어도 눈에 띈다. 역시 곳곳에는 푸른 잎사귀들이 드리워져 있다. 피그인더가든이 도심 속 잘 가꿔진 수목원이나 정원의 느낌이라면 여기는 자연림에 온 듯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느낌을 자아낸다. 몸매관리와 건강식을 챙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샐러드전문점 인기가 치솟고 있다. 영양가 있고 다양한 메뉴는 다이어트식은 물론, 건강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일상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덕분이다. 여기에 모던하고 트렌디한 분위기의 인테리어 덕분에 지역마다 젊은 여성들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 사진 : 윤관식·노승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59호 (2018.05.23~05.29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문 링크: http://news.mk.co.kr/v2/economy/view.php?year=2018&no=3216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