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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서 ‘메인’으로 거듭난 샐러드…확찐자도, 바쁜 직장인도 “샐러드 주세요~”
  • 작성일2022/04/28 09:12
  • 조회 1,466
# 서울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박현지 씨(31)는 요즘 평일 한 끼를 무조건 샐러드로 해결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활동량이 줄고 군살이 늘면서 내린 특단의 조치다. ‘1일 1샐러드’ 운동을 시작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고. 박 씨는 “처음에는 양상추, 로메인 같은 야채를 사서 직접 뜯어 먹었는데 요새는 그냥 완성품을 구입한다. 샐러드 전문점뿐 아니라 마트, 편의점, 온라인 쇼핑, 배달 등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를 사 먹을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샐러드가 ‘사이드 메뉴’를 넘어 ‘주식’으로 거듭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웰빙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면서 ‘한 끼 식사’로 샐러드의 위상이 높아졌다. 샐러드 열풍에 힘입어 기업들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대기업, 외식 브랜드, 밀키트 업체 등 너 나 할 것 없이 샐러드 라인업을 늘려나가고 있다.

최근 샐러드 인기에 발맞춰 식품·외식 기업의 ‘샐러드 러시’가 계속되는 중이다. 사진 왼쪽은 동원홈푸드가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샐러드 카페 브랜드 ‘크리스피 샐러드’. 오른쪽은 채선당이 내놓은 ‘채선당 도시락&샐러드’ 제품 사진.

최근 샐러드 인기에 발맞춰 식품·외식 기업의 ‘샐러드 러시’가 계속되는 중이다. 사진 왼쪽은 동원홈푸드가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샐러드 카페 브랜드 ‘크리스피 샐러드’. 오른쪽은 채선당이 내놓은 ‘채선당 도시락&샐러드’ 제품 사진.



▶온·오프라인 모두 ‘샐러드 열풍’

▷편의점·백화점·커머스까지

최근 샐러드 판매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해 샐러드 매출은 전년 대비 21.1% 늘었다. 올해 들어 성장 속도가 더 가팔라졌다. 올 상반기(1~6월) 매출 증가율은 43.9%로 전년보다 성장폭이 2배 이상 늘었다. 다른 편의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마트24 올 상반기 샐러드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CU 관계자는 “즉석식품의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의점이 샐러드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와 소비 채널 선택이 다양해졌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에서도 샐러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른바 ‘잘나가는’ 샐러드 브랜드를 모셔오기 위해 백화점 사이 치열한 쟁탈전이 펼쳐지는 중이다. 요즘 가장 ‘힙’한 맛집만을 모아놨다는 ‘더현대 서울’에는 곳곳에 샐러드 매장이 포진해 있다. 서울 성수동 포케(하와이안 샐러드) 맛집으로 유명한 ‘잇샐러드’, 차돌우동샐러드를 대표 메뉴로 내세운 ‘로바’, 공유주방 위쿡이 기획한 ‘언더라인 샐러드’ 등이 대표적이다.

온라인에서도 샐러드가 불티나게 팔린다. 마켓컬리에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샐러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밀키트 식품 전문 쇼핑몰 마이셰프는 올해 7월 샐러드 매출액이 전월 대비 388% 급증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샐러드가 올해 간편식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달한다. 새벽배송으로 아침 일찍 신선한 샐러드를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 최근 샐러드 인기 요인 중 하나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로나에도 끄떡없는 샐러드가게

▷SPC·동원·CJ…대기업도 뛰어들어

샐러드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샐러드 전문점’ 인기도 뜨겁다. 유명 샐러드 맛집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손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샐러드 마니아 성지로 불리는 서울 한남 ‘라페름’을 비롯해 가로수길에 이어 성수동, 신세계백화점 입점에도 성공한 ‘칙피스’, 포케 맛집으로 유명한 ‘슬로우캘리’, 을지로 ‘훅트포케’, 압구정 ‘보울룸’ 등이 대표적이다. 안병익 식신 대표는 “샐러드에 다양한 식재료를 매칭하는 실험들이 계속되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지는 중이다. 하와이안 샐러드, 지중해식 샐러드, 태국식 샐러드처럼 콘셉트가 명확한 전문점들도 인기”라고 설명했다.

샐러드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승승장구한다. 업계 1위 ‘샐러디’는 코로나19 사태로 창업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개수를 빠르게 늘려가는 중이다. 2018년 30여개에 불과했던 매장이 지난 7월 기준 200호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만 점포가 90개 이상 증가했다. 샐러디 관계자는 “과거 20~30대 여성에 국한됐던 고객층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변화되고 배달 매출도 크게 늘어난 결과”라고 말했다.

주요 식품 대기업도 샐러드 전문점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샐러드 전문점 ‘피그인더가든’이 대표적이다. 피그인더가든은 2017년 여의도점을 시작으로 강남·판교·코엑스점에 이어 지난해 12월 광화문에 5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172% 증가했다. 6월 기준 배달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세 배 이상 늘었다.

동원홈푸드가 지난해 5월 선보인 프리미엄 샐러드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도 빠르게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올해 7월 서울 반포 파미에스테이션에 5호점을 연 데 이어, 9월에는 광화문에 6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전까지 운영 중이던 4개 매장은 매출이 각각 100% 가까이 증가했다.

CJ푸드빌도 샐러드 전쟁에 참전했다. CJ푸드빌 이탈리안 비스트로 ‘더플레이스’는 지난해 9월 샐러드 정기구독 포장 서비스 ‘더 샐러드 클럽’을 시작했다. 1년 만에 포장 매출이 3배 가까이 늘었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지난 6월에는 아예 샐러드 배달 전문점 ‘웨얼스마이샐러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언뜻 샐러드와 무관해 보이는 외식 기업도 부랴부랴 샐러드 전문 브랜드를 내놓는 중이다. 샤브샤브 프랜차이즈 ‘채선당’은 지난해 10월 ‘채선당 도시락&샐러드’라는 새 브랜드를 선보였다. 출범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벌써 전국 매장이 60개가 넘는다. 채선당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도시락 매출 비중이 90%, 샐러드는 10%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7월 기준 샐러드 비중이 약 40%까지 치솟았다. 다이어트식이 아닌 일상식으로 소비자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SPC프레시푸드팩토리에서 생산된 샐러드 제품은 SPC 샐러드 전문점 ‘피그인더가든’에서 판매된다.

SPC프레시푸드팩토리에서 생산된 샐러드 제품은 SPC 샐러드 전문점 ‘피그인더가든’에서 판매된다.



▶샐러드 시장, 전망은

▷먹기도 간편…직장인 수요 늘어날 듯

‘샐러드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단순 일회성 유행이 아니라 ‘웰빙’이라는 거대한 메가 트렌드의 연장선이라는 게 분석의 배경이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내 샐러드 시장 규모는 2018년 8090억원에 이어 2019년(9360억원)과 2020년(1조1370억원)까지 우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건강에 좋을뿐더러 식사가 간편하다는 장점까지 있어 직장인을 중심으로 꾸준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판매 채널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샐러드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남에 따라 시장이 자연스럽게 대중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박영우 투고샐러드 대표는 “다이어트나 건강 목적이 아니라 든든한 한 끼를 위해, 또 맛있어서 샐러드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포장·배달이 아닌 매장에서 샐러드를 먹는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샐러드를 선택하는 이유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문지민 인턴기자 moonjm23@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3호 (2021.08.25~2021.08.31일자) 기사입니다